도움이 필요해 보이던 그 노숙인은 상담을 원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교회의 중직자들은 그 노숙인에게 그냥 돈 몇 푼 쥐어줘서 내보내라는 눈빛을 보내왔습니다. 이런 현실은 사역했던 교회마다 동일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은 세상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마저 외면을 받는 존재들로만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속에 만약 하나님께서 단독목회를 허락하신다면 저런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평생의 친구가 되어 그들을 품어주는 목회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어느덧 이곳 동대문쪽방촌에 교회를 개척한지 십여 년이 흘렀습니다. 물론 이 기간 동안 숱한 어려움들을 마주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어려움 속에는 언제나 하나님의 놀라운 기적들이 함께 했습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기적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도 우리 교회가 주님의 복음을 위하여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하여 깨달은 바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 기적과 같은 일들이 많았던 이유는 목회자인 저에게 있지 않았고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우리 쪽방주민들과 노숙인들에게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보여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현재와 미래에도 항상 함께 할 것을 믿으며 기쁨과 감사함으로 우리 교회는 오늘도 하나님께 예배하고 있습니다.